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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기록

결혼 이야기

[사실 두 사람을 변호 할 사람은 두 사람 밖에 없다.]

 

그들은 최선을 다해서 사랑했다.

종이 빼곡히 적혀있는 상대방의 장점은 그들이 얼마나 공격적으로 사랑했는지 완전하게 이해를 시켜주고 영화가 쭉 흘러간다. 많은 사람들이 영화를 보고 제목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결혼 이야기'가 아니라 '이혼 이야기' 아닌가라고.그러나 이혼도 결국은 결혼한 사람들 밖에 할 수 없는 특권이자 포함된 이야기이기 때문에 크게 거슬리지 않는다.

마치 우리 영화는 동화야 라고 굉장히 정직한 '결혼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심플하게 떨어뜨리지만, 

내용은 생각보다 자극적이고 리드미컬하다.

 

1. 공간

 

공간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 영화다. 극중에서도 찰리는 이 '공간(SPACE)' 라는 단어에 후반에는 병적인 증세도 보인다. 하지만 나는 찰리가 싫다고 해서 이야기하지 않고 넘어갈 수 없다. 왜냐하면 공간은 이 영화에서 매우 중요하다.

LA와 뉴욕이라는 도시의 특성은 가보지 않는 나도 잘 알고 있다. 두 도시 모두 다른 의미에서 굉장히 활기차다.

찰리를 뉴욕 거리의 한복판에서 보여주는 씬은 빼곡하게 차여 있는 사람들 속에서 얼마나 뉴욕이라는 도시가 바쁘게 돌아가는지 한번에 알 수 있게 해준다.

반면에 LA는 넉넉하고 유유자적한 분위기를 풍긴다. 굉장히 의도적이지만 실제로 그렇다. 그리고 이것은 LA에 살고 싶은 니콜과 뉴욕에 살고 싶은 찰리의 극명한 대립을 가져온다. 어떻게 보면 영화에서 두 인물이 대립되는 원초적인 이유이다. 공간은 사람에게 굉장히 많은 영향을 미친다. 그럴때 우리는 편리하게 '환경'이라고 한다.

 

지역적인 구분으로서 공간도 문제지만 니콜에게 가장 큰 문제는 자신의 공간이 점점 없어지는 것에 대한 불안과 슬픔에서 더 커진다. 여기서 공간은 어떤 일정한 너비를 이야기하는게 아니라 자신 그자체를 말한다. 찰리와의 결혼으로 조금, 헨리를 낳고 나서 조금 그렇게 조금씩 니콜은 자신의 공간을 다른 사람들에게 양보한다. 그렇게 결국 니콜은 아슬아슬하게 자신의 공간을 유지하는 삶에 완전히 지쳐버린다. 사람은 자신의 공간이 있어야 한다.

 

2. 결혼

 

보통 결혼은 사랑하는 사람과 한다. 내가 알고 있는 결혼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전제 조건이다.

그러면 묻는다 '사랑이 영원하지 않으면 결혼도 영원하지 않을 수 있는가? ' 이러면 누군가 반문한다. 어떻게 '결혼 생활을 어떻게 사랑만 가지고 하냐고' 굉장히 슬프지만 사실이다. 부부는 끊임없이 결혼 생활의 동력을 찾는다. 사랑으로 시작했을지언정 사랑의 지속성에는 한계가 있다. 그렇다면 무언가 대체하거나 채워야한다. 그렇게 부부는 결혼생활을 이어가기위한 대체제를 위해서 시간을 소비하고 결국은 1번에서 발생한 자신의 공간을 잃어버린다. 그리고 결혼 생활속에서 새롭게 채워지는 것은 상대방의 단점이다. 

 

찰리와 니콜은 3자가 보았을 때는 굉장히 이상적인 부부다. 같은 업계에 종사하며 24시간 극단과 집을 오가며 함께 한다. 대화를 하더라도 둘은 공통된 관심사로 이야기를 끌어갈 수 있고 일적인 부분의 빈틈을 매꿔줄 수 있다.

그러나 이 부분은 둘의 결혼 생활을 비집고 들어와 문제를 발생시킨다. 일과 생활이 분리되지 못한채 스스로는 인식하지도 못하는 지경에 이른다. 경계가 없는 것은 더 위험할 수 있다.

 

3. 말

 

변호사 없이 원만하게 진행하자던 결별은 그렇게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전쟁이 시작된다.

서로를 끝도없이 바닥으로 끌어당기고 짓누르는 그 혀의 '말' 

상대방을 실시간으로 상처주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 본인의 얼굴이 빨개지고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도 끊어내질 못하는 그 험담은 서로의 가슴을 후벼판다.

스칼렛 요한슨과 애덤 드라이버의 연기가 절정에 치닫는 그 씬 뿐만 아니라 주변인물들의 칼날같은 날카로운 말들은 상당히 아프게 다가왔다. 찰리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극단 사람들, 파일럿 촬영을 하는 니콜을 보며 수근거리던 스탭들, 자신의 변호인을 대변한답시고 상대방을 무섭게 공격하는 변호사들 모두 '말'의 위험성을 간과하고 두 사람의 전쟁에 참전하여 두 사람 모두를 공격하고 있는 것 처럼 보였다.

 

이렇게 두 사람은 결국 이혼하지만 엔딩에 이르기까지, 나의 첫문장 처럼 누구보다도 최선을 다해서 사랑했고,

후회 없이 이혼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비록 나와는 결혼 생활을 더이상 이어가지 않지만 새롭게 출발하는 앞날을 응원 하는 듯한 그림은 감동적이였다.

 

리뷰를 맺으며, 아무렇게나 떠들지만 찰리와 니콜은 신경쓰지 않았을 것이다.

찰리를 제일 잘 알고 있는건 니콜이고, 니콜을 제일 잘알고 있는건 찰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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